아랍에미리트(UAE)가 수단발 화물의 입항을 전면 금지하면서, 남수단산 원유를 실은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폴라(Pola)'호가 UAE 앞바다에 정박 중
블룸버그와 선사 공지에 따르면, 8만 톤 규모의 다르 블렌드(Dar Blend) 원유를 싣고 수단 인근 마르사 바샤이어(Marsa Bashayer)에서 출항한 폴라호는 UAE의 주요 급유항만인 푸자이라(Fujairah)에 도착했으나, 하역되지 못한 채 일주일 넘게 정박 중임
해당 선박은 세계 최대 석유 트레이더 중 하나인 비톨(Vitol) 그룹이 용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오만 소하르 인근 약 100km 지점에서 대기 중임
UAE는 최근 수단과의 외교 단절 이후, 자국 항만의 수단발·수단행 화물취급을 금지하는 지침 발령
아부다비 항만청(Abu Dhabi Ports Group)과 글로벌 선사 CMA CGM은 수단 항만(Port Sudan)을 오가는 모든 화물에 대해 UAE 항만 입출항을 금지하는 지침 및 공문을 게시함
이는 수단이 UAE를 '침량국가'로 지목하며 외교관계를 단절한 데 따른 조치로, UAE는 수단 내 반군인 신속지원군(RSF)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
폴라호의 화물은 싱가포르 해협 방면으로 우회될 가능성이 있으며, 해당 지역 역시 선박 급유가 가능한 주요 허브
다르 블렌드(Dar Blend) 원유는 남수단에서 생산되어 수단을 통해 수출되는 저유항 원유 등급임
Vortexa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 다르 블렌드 화물은 푸자이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로만 운송됐으며, 푸자이라는 월 1~2건의 선적을 수용해 온 주요 목적지 중 하나였음
UAE의 수단 내 경제적 이해관계는 단순 원유를 넘어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음
프랑스 아프리카연구소에 따르면, UAE는 국제 제재 시기에도 수단 내 무역, 금융, 농업 등 다수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국가임
'22년 UAE는 수단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약 22억 달러 규모의 금을 수입한 바 있으며, 이는 실제 밀수 물량을 고려하면 과소 추정된 수치일 수 있음
또한 아부다비 국영기업 및 투자사들은 수단 홍해 연안 항만 개발, 대규모 농업 부지 운영, 금융기관 지분 확보 등에도 적극 참여해 온 것으로 보고됨
이번 폴라호 정박 사태는 해운·물류 분야에도 다음과 같은 시사점 제공
해상 공급망은 정치·군사적 갈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특정 항만·국가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화물은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임
걸프 지역 항만의 정책 변경이 단일 국가를 넘어 아프리카 및 동남아까지 물류 경로를 변경시키는 파급력을 가짐
한국 및 아시아권 선사들은 중동·홍해·사헬 지역의 지정학적 변화에 주목하고, 향후 우회 경로 및 급유·환적 인프라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
한국 등 에너지·식량 의존도가 높은 국가 역시 지정학적 물류 차단 리스크를 감안한 공급망 다변화 및 항만 투자전략 재점검이 필요함